애물단지 전락한 편의점 담배…"남는 것 적고, 가림막 규제까지"

입력 2023-04-17 17:30   수정 2023-04-18 01:04

편의점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담배 매출이 감소 일로다. 흡연인구가 갈수록 줄어드는 게 일차 요인으로 꼽힌다. 가맹점주들이 수익성(마진)은 떨어지고, 담배로 인한 각종 규제까지 적용받아야 한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최근엔 편의점에서 가공식품 분야 히트상품이 연이어 등장해 줄어드는 담배 매출을 상쇄하는 추세다.
매년 쪼그라드는 담배 비중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지난해 매출에서 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이 37.8%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고 17일 밝혔다. 사상 처음으로 40% 선이 깨진 전년도 대비 1.7%포인트 더 감소했다.

다른 편의점도 비슷한 추세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에서 2020년 30%대 후반이었던 담배 매출 비중은 매년 1~2%포인트가량 낮아지고 있다.

담배가 줄어든 빈자리는 식품류가 대체했다. CU의 지난해 가공식품 매출 비중은 전년 대비 0.3%포인트 늘어난 42.8%로, 전년도에 이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2019년 처음으로 매출 비중이 40%를 넘어선 이후 매년 담배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가공식품뿐 아니라 신선식품도 작년 매출 비중이 전년 대비 0.4%포인트 늘었다.

편의점에서 식품류 매출이 증가한 것은 다른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협업) 상품, 자체 브랜드(PB) 상품 가운데 1020세대 사이에서 폭발적 인기를 누린 히트상품이 연이어 등장했기 때문이다. CU가 지난해 1월 출시해 1년여 만에 누적 판매량 2500만 개를 돌파한 ‘연세우유 크림빵’이 대표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월 편의점 즉석식품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24.3% 늘어 같은 기간 담배 매출 증가율(6.0%)의 네 배가 넘었다. 가공식품 매출 증가 폭도 11.0%로, 담배를 훨씬 웃돌았다.
적은 담배 마진에 가맹점주 원성
편의점 가맹점주들은 식품류 취급을 늘리는 게 점포 수익 개선에 훨씬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다. 담배의 경우 마진율이 8~9%로, 20~30%에 달하는 식품류에 비해 훨씬 낮다.

담배는 담배사업법에 따라 제조업자나 수입판매자가 가격을 기획재정부 또는 시도지사에게 신고해야 한다. 편의점 점주는 신고된 담뱃값대로 팔아야 한다.

이런 가운데 담배 업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의 전용 담배스틱 가격을 일제히 4800원으로 300원 인상하면서 판매 마진율을 9%에서 8.6%대로 낮췄다. 편의점 가맹점주 모임인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담배회사들에 대해 법적 소송과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등을 추진한다는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수익성은 떨어지는데, 담배로 인한 각종 규제가 강화되는 것도 골칫거리다. 정부는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흡연율을 낮춘다는 명분을 내세워 담배 광고가 매장 바깥에서 보이지 않도록 편의점 창문에 시트지를 붙일 것을 강제하고 있다.

편의점 업체들은 이처럼 애물단지가 된 담배 비중을 줄이고 가맹점주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식품류 경쟁력 강화에 더 드라이브를 건다는 전략을 세웠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점주들이 담배 매출에 목을 맸겠지만 편의점이 1020세대 사이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플랫폼으로 부상하면서 지금은 전혀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며 “고객이 갈수록 줄어드는 담배보다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주류 등 식품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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